도쿄스포츠 등 일본 언론들은 오늘(16일) ‘한국 선수단이 선수촌에 불쾌한 전시(戰時) 메시지를 담은 반일 현수막을 내걸었다’는 제목의 기사를 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도쿄 주오(中央)구 하루미(晴海) 지역 한국 선수단 거주동에는 태극기와 함께 3층 창가 벽면에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라는 글이 적힌 현수막이 내걸렸습니다.
도쿄스포츠는 “임진왜란 때 조선의 바다를 지킨 이순신 장군이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 있습니다’라는 말을 조상에 바친 뒤 전쟁터로 향했다”면서 “선수촌에 입촌한 대한체육회 관계자가 국가대표 선수들을 북돋우기 위해 이 문구를 응용한 현수막을 준비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이순신은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1537∼1598)의 조선 출병에 저항한 ‘반일 영웅’으로 한국에서 신격화된 존재”라면서 “그런 반일의 상징을 내세우며 일본과 조선 간 전쟁 관련 용어를 선수촌에 내걸어 큰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과 일본은 도쿄올림픽을 두고 독도 표기와 욱일기 사용 등으로 갈등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일본 전국시대를 통일한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호전적인 무사들의 불만을 밖으로 돌리고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기 위해 임진왜란을 일으켜 당시 조선에 막대한 인명 피해를 줬습니다.
이 기사는 일본 최대 포털사이트 야후 재팬에서 5천 4백 개 넘는 댓글이 달리는 등 누리꾼 사이에서도 논란을 불렀습니다.
한 일본 누리꾼은 “이것이 올림픽의 정치적인 이용”, “IOC(국제올림픽위원회)는 한국 선수단에 벌칙을 부여해야 한다”, “한국은 올림픽에 참가할 자격이 없는 나라” 등 날 선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한체육회 측은 현수막에 대해 “이번 대회는 일본에서 개최하는 만큼 특별한 메시지를 준비했다”면서 “선수들의 전의를 끌어올릴 만한 응원 문구를 찾다가 한 직원의 제안으로 해당 현수막을 준비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 출처 : 도쿄=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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